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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에르매스 ~

by aerobody 201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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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상술의 요체는 무엇인가. 천하의 명품을 놓고 상술이라고 하면 상스럽다고 할까. 하지만 상술을 영어로 표현한 것이 마케팅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값에 많이 팔 수 있느냐. 이 문제는 유사 이래 모든 장사꾼과 기업들의 한결 같은 고민이었다. 명품회사라고 다를 바 없다.

명품회사들은 무엇보다 품질이 완벽하도록 온 정성을 쏟는다. 이른바 장인정신의 결정체라고 한다. 그리곤 비싼 가격표를 붙인다. 품질에 만족하실 테니 이 정도 값은 치르라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에르메스 CEO 패트릭 토마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용 절감은 에르메스에선 금기어다. 비싸더라도 가치를 더하는 전략을 쓴다. 그래서 우리 상품이 비싼 거다. 좋은 재료, 충분한 시간, 장인의 솜씨로 만들기 때문이다. 상품의 85%가 프랑스에서 생산된다. 시계와 남성복만 각각 스위스와 이탈리아에서 만든다. 노하우와 장인들이 프랑스에 있기 때문에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건 불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명품업체 CEO다운 말이라고 독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하지만 그는 야릇한 소리도 했다. 에르메스는 럭셔리 명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웬 황당한 말인가. 여자 핸드백 하나를 만드는데 고도로 숙련된 장인이 18시간 걸린다, 재료는 가장 좋은 것으로만 쓴다, 그래서 가격도 3000만~4000만원을 받으면서 명품이 아니라니.

그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대중화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혀 없다. 더 낮은 범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에르메스에 세컨드 라인(가격을 낮춘 자매 브랜드)은 없을 것이다. 나는 에르메스는 현재도 상당히 범접하기 쉽다는 걸 얘기하고 싶다. 물론 1000만원, 1억원짜리 가방도 있지만, 10만원으로도 선물을 살 수 있는 곳이 에르메스다. 스카프와 넥타이는 20만원대부터다. 이익의 절반 이상은 이런,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상품에서 나온다. 그래서 에르메스를 ‘럭셔리’라고 부르는 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면 ‘장인 브랜드’가 적합할 것이다.”

그의 이 말에 에르메스의 상술이 함축돼 있다. 에르메스는 자타가 인정하는 럭셔리 브랜드다. 1억짜리 가방도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세컨드 라인(가격을 낮춘 자매 브랜드)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동시에 이미 가격이 높지 않은 소품들은 많다고 고백한다. 이익도 거기서 절반 이상 나온다고 실토했다.

그의 답변이 서로 충돌을 일으킨다. 첫째, 가장 비싼 여성 가방을 만들어 팔면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세컨드 라인은 안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가격이 낮은 소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에르메스가 스카프나 넥타이 같은 소품에서 이익을 절반 이상 낸다는 것은 명품 상술의 핵심이다.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는 많은 소비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장인정신으로 빚은 최고급 제품이기에 그것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버킨백의 경우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다고 한다. 희소성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 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이런 가방은 그림의 떡이다. 버킨백이나 켈리백은 도저히 불가능하니 손수건이나 스카프로 에르메스 욕구를 대신 달래자는 고객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그런 작은 아이템으로 떼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MUST-HAVE 브랜드로 각인시켜 놓은 뒤 '에르메스 치고는 아주 싼 소품'으로 돈을 버는 전략인 것이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비슷하다. 몽블랑 만년필이 너무 비싸니 몽블랑 브랜드가 새겨진 메모장으로 대신하는 식이다. 구찌 키링, 루이뷔통 머니클립과 같이 명품 브랜드마다 소품 장사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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